소설가 김영하(56)는 11일 인스타그램에 “작가 본인에게도 큰 영광이고, 또한 한국어로 말하고 쓰는 모든 이들에게도 정말 기쁜 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강 씨는 한국문학이 세계시민의 언어가 될 수 있고, 이미 되어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동료 작가의 한 사람으로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썼다.

후배 작가 장류진(38)도 이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태극기 이모티콘을 붙이고는 한강의 2000년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 ‘아기부처’의 한 페이지를 찍어 올렸다. 그 옆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초기작 이미 ‘원어로’ 읽은 사람이 되어버림”이라고 적었다.

앞서 10일 소설가 백수린(42)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한강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과 캔맥주가 나란히 놓인 사진을 올리며 “혼자 술 잘 안 마시는데 오늘 안 마실 수 없어서 예전에 이천 가서 사 온 맥주 땄다”며 “갖고 있는 모든 책 꺼내놓고 사진 찍고 싶었지만 ‘여수의 사랑’ 꺼내 놓음, 너무 행복하고 너무 기쁘다!!”고 축하했다.

구병모(48), 김초엽(31) 소설가도 SNS에 짧은 글을 올리며 함께 기뻐했다. 구 작가는 “참 아름다운 말들의 조합이다. 아시아 여성 최초!”라고 적었다. 김초엽 작가도 “너무 벅차고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계 여성 작가들도 지지와 축하의 글을 올렸다. ‘파친코’를 쓴 재미 교포 소설가 이민진(56)은 10일 트위터에 “용기와 상상력, 예리한 지성으로 현대사회를 반영하는 뛰어난 작가 한강에게 축하를 보낸다. 더 많은 독자가 ‘소년이 온다‘(영어 제목 Human Acts)를 만나길 바란다”고 썼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을 다룬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로 2022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꼽힌 한국계 작가 캐시 박 홍(48)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한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채식으로 식사를 함께 한 후의 모습”이라면서 인스타그램에 한강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평단 및 문인 단체들의 축하와 논평 글도 이어졌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변방의 언어인 한국어 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했다.

문학평론가인 김화영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말하자면 예술 분야 BTS”라며 “한국이 가진 저력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굉장한 일이자 큰 경사”라고 전했다.

정여울 문학평론가는 “노벨문학상이 주로 어느 정도 나이가 많이 든 작가들에게 주로 주어졌기 때문에, 한강 작가는 아직 젊기에 몇 년 기다리면 받을 거라고 예상했었다”며 “저도 그렇게 예상했었는데 올해라서 더 기쁘고 주변에서 울컥하고 눈물 흘리는 분들도 되게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 문학을 꾸준히 해외에 소개해 온 노력의 결실이자 한국 문학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한국출판인회의도 “한강 작가가 이룩한 문학적 성취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한국 문학과 출판계에 있어 역사적인 사건이자 한국 문화의 저력을 세계에 널리 떨친 찬란한 쾌거”라고 표현했다.

한국 대표 문인단체 중 하나인 한국작가회의도 논평을 통해 “한강 작가의 영광은 여린 생명을 감싸안은 문학언어를 위한 축복”이라며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은 대한민국 국적 작가의 수상이라는 의미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문학 본연의 역할을 되새기게 한다”고 평했다.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예상보다 더 빨랐다. 기쁘고 흥분된다”면서도 정부의 정책 지원을 당부했다. 곽 전 원장은 “한강의 수상은 난데 없이 제비 한 마리가 날아온 게 아니라 봄 자체”라며 “이번 수상은 한국문학을 굉장히 중요한 세계문학계의 일원으로 인식하게 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이 시작됐다”면서도 “그런 의미에서 정부나 문화재단 등에서 좀더 촘촘한 정책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출판인회의도 11일 성명을 내고 “한국 문학과 출판계에 있어 역사적인 사건이자 한국 문화의 저력을 세계에 널리 떨친 찬란한 쾌거”라면서도 “이번 쾌거를 한국 문학과 출판계를 위한 건강한 자양분으로 삼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소통,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의 아름다운 문학이 더 많이 읽히기를, 그리고 한강 작가의 작품과 함께한 판권면에 새겨진 출판인들의 이름이 더 많은 독자들의 눈에 새겨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2022년 8월 네트워크 리(RE)에서 마련한 북콘서트에 초대된 김현아 작가는 '향후 5년 안의 한국 문학'에 대한 전망을 묻는 말에 "향후 5년 안에 노벨문학상을 아마 받을 것 같다"며 "그럴 것 같다, 제가 촉이 조금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강이 받았으면 좋겠다, '소년이 온다'로 첫 번째 노벨문학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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