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2시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창극 <배비장전>(연출 이병훈, 예술감독 김성녀, 작창 안숙선 작곡 황호준) 프레스콜이 열렸다.

 

고고한 척 위선을 떨던 배 비장이 기녀 애랑의 유혹에 그 본색을 드러내는 과정을 담은 <배비장전>은 '배비장타령'에 기반을 두고 있다. 타령은 유실되었고 그 줄거리가 소설 '배비장전'으로 전해지는 것을 국립창극단이 오늘의 관객이 깔깔대며 즐길 수 있도록 활기차고 재미있는 창극으로 만들었다.

 

인물들은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배 비장은 융통성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고지식한 공무원상, 기녀 애랑은 당차고 현명한 현대적 여성상으로 표현된다. 그런가하면 배우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연기하고 퇴장하는 열린 형식의 마당극적 구조를 도입하여 신선하다.

 

이 날 한양에 사는 배 선달은 하는 일 없이 맹자와 공자를 연마하며 자신의 꿈을 펼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지루한 나날에 답답해하던 중, 제주목사로 가는 김경이 비장을 구한다는 소식에 세상 구경을 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자원하다.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선다는 생각에 들 떠 짐을 싸고 있는 배 선달. 하지만 그의 노모와 처자는 걱정이 앞선다. 배 선달은 노모 앞에서 여색을 탐하지 않고 공명정대한 정사를 보고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

 

우여곡절 끝에 당도한 제주에서 배 비장을 반기는 풍경은 이제 제주를 떠나는 정 비장과 기녀 애랑의 묘한 이별 장면이다. 배 비장은 애랑이 요구한다고 치아까지 빼내주는 정 비장을 비웃으며, 자신은 기녀의 거짓 웃음 따위엔 절대 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 한다.

 

이어 제주에서의 일과가 시작되는데, 배 비장은 우직한 일처리 스타일 때문에 김경과 배 비장은 사사건건 부딪치게 된다. 제주 기녀들도 배 비장의 융통성 없음에 항의한다. 허위의식만 버리면 배 비장이 좀 더 나은 공직자가 되리라 생각한 김경은 그의 버릇을 고치기로 하고 기녀 애랑을 불러 배 비장의 '맹약'을 깨라고 명한다. 이에 애랑은 방자와 짜고 일부러 배 비장에게 목욕하는 모습을 들킨다. 예상대로 배 비장의 마음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불꽃이 일고, 이것이 심해져 배 비장은 상사병에 괴로워한다.

 

이 날 배 비장 역의 남상일, 애랑 역의 박애리, 김경 역의 윤석안, 방자 역의 이광복, 정 비장 역의 김학용 등이 출연해 1시간 10분의 공연과 포토 타임이 진행 됐다.

 

창극 <배비장전>은 16일까지 공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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